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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옥수 마인드 칼럼] 어느 부부가 새로 찾은 행복

epika2 2022. 4. 8. 21:49

[박옥수 마인드칼럼] 어느 부부가 새로 찾은 행복 

십수 년 전, 내가 담임하고 있는 교회에 한 중년 부인이 나오기 시작했다. 설교 말씀을 달

게 들으며 시간을 보내던  그 부인이 어느 날 나에게 면담을 청했고,  이야기를 나누던 중

에 이렇게 말했다.

 

"목사님, 저는 2년 전에 이혼했습니다."

 

음악을 전공한 그 부인은 차분하고 성격이 좋아  보였기 때문에 왜 이혼 했는지 궁금했다.

 

"왜 이혼을 했습니까?"

"서로 성격이 안 맞아서요."

 

내가 웃으면서 다시 물었다.

 

"성격이 안 맞으면 이혼 합니까?"

"목사님이 모르셔서 그렇지 , 그 사람과 살아 봐요. 진절머리가 나요."

"내가 왜 그분하고 살아요? 내 아내하고 살지요."

 

웃으면서 이야기한 뒤, 그 부인에게 진지하게 물었다.

 

"혹시 집에 텔레비젼 있어요?"

"예, 있어요."

"텔레비젼을 켰는데 소리가 너무 커서 시끄러우면 못 견디겠다고 버립니까?" 아니면  볼륨

을 조절합니까?"

"그야 볼륨을 조절하지요."

"텔레비젼이나 에어컨 같은 기계는 볼륨을  조절하거나 온도를 조절 하는 장치가 있지요.

그 사실을 알지 못한다면 모를까, 안다면 누가 시끄럽다고 너무 춥다고 그것을 바라

겠어요? 사람도 똑 같아요."

마음의 조절 기능을 알고 사용하면

 

나는 그 부인에게 사람 마음의 조절기능에 대하여 이야기했다.

 

"텔레비젼이나 에어컨은  사람에 비하면 얼마나 허술한지 몰라요,  사람은 그런 것들보다

훨씬 정교하게 잘 만들어졌어요.  하나님이 만드신 작품과 인간이 만든 작품은 비교가 안

돼요. 사람 몸 구조를 알면 알수록 신비해요. 심장이나 위장은 물론 혈관 하나, 피 한방울

을 보아도 정말  잘 만들어졌어요.  제가 아는 어떤 의사는 혈액에 있어서  우리나라 최고

권위자예요.  저는 당연히 그분이 피에 관하여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분은 자신

이 피에 관하여 만 분의 일도 알지  못한다고 했어요.  그 정도로  인체는 정교하고 신비하

게 만들어졌어요.

 

텔레비젼이나 에어컨이나 자동차 같은 제품에도 조절하는 장치가 있는데  훨씬 잘 만들어

진 인간에게 조절 장치가 없겠어요? 있어요! 사람들이 그것을 사용하지 않아서 그렇지, 사

용하면 정말 좋아요.  저는 화가 나서 소리를  치다가  '오늘은 내가 좀 심한 것 같다.' 생각

되면 참아야 겠다고 조절해요.  어떤 경우에는 내가 옳다고  주장하다가 틀린 부분을 발견

할 때가 있어요. 그러면 상대에게 잘못했다고 말해야 겠다고 조절을 하고요.

 

사람 마음에 있는 조절 기능을 모르면 부부가  살다가 상대의 어떤 부분이 답답하면 화를

내고,  상대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화가 더 심해지고,  그래도 안 되면  이기기 위해 극단적

인 말을 해요.  그렇게 할 말,  안 할 말을 하다 보면 싸움이 점점 격해지고  서로 진절머리

가 나는 거예요.

 

하나님이 사람을 만드실 때 마음을 자제하는 기능도 만드시고, 겸비하게  하는 기능도  만

드시고, 사고할 수 있는 기능도 만드셨어요. 우리가 몰라서 그 기능들을 다 쓰지 못해서 문

제가 생기는 거에요. 자동차가 잘 달려가다가 돌발 상황이 생기면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잖

아요. 그때 잘못해서 엑셀을 밟으면 큰일 나지요. 그런 것처럼 마음의 기능을 잘 알아서 조

절하면 우리가 얼마든지 좋은 삶을 만들 수 있어요."

그 부인이 내 이야기를 듣고 놀라워 했다.

 

"실례지만, 남편은 재혼 했나요?"

"아니오, 아직 안햇어요."
"그러면 남편과 다시 합치세요.  이제 자신이 옳다는 생각만 하지 말고  남편의 경우도 생

각하면서 서로 조율해 보세요."

잘났다고 생각하는 것이 얼머나 무서운지

 

며칠 뒤 그 부인이 남편과 함께 나를 찾아왔다. 남편 되는 분이, 자기는 다른 여자와 얼마

든지 재혼할 수 있는데 새엄마 밑에서 지낼 아이들을 생각하니 재혼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 혼자 살고 있었다.  '이렇게 생각이 깊은 사람인데 이혼할 때에는 왜 그 생각을 못

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아내와 다시 합치라고 부탁했다.  다행히 두 사람이 다시 화합

했다. 그 부부도 좋아하고 기뻐했지만 무엇보다 엄마 아빠와 함께 살게된 자녀들이 더 기

뻐하고 행복해했다.

 

부부가 다시 합친 뒤에도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서로 맞지 않는  부분 때문에

전에는 다투고 힘들어했지만,  이제는 맞지 않는 부분은 그대로 두고 대화를 하니까 문제

가 안 되었다. 한번은 남편되는 분이 나에게 말했다.

 

"목사님, 우리 부부가 왜 이혼했는지 아십니까?"

"성격이 안 맞아서 이혼 했다면서요."

"아닙니다. 우리가 이혼한 이유는 아주 단순합니다. 저는 너무 잘나서 아내 없이도 얼마든

지 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아내는 저보다 다섯 배는 잘났기 때문에 저 없이도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이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잘났다고 생각하는 것이 이렇게 무섭다. 자신이 잘났다는 생각이 아이들에게서 엄마를 빼

앗아가고 아빠를 빼앗아갔다.  이혼해서 아이들에게 평생 지울  수 없는 아픔과 슬픔을 안

겨줄 것을 생각하면,  '내가 좀 고생되어도 살아야지,'  하며 어떻게든지  타협하려고 한다.

그런 마음이 없을 때,  남편은 아내가 하는  것이 잘못되어 보여 자기 나름의 옳은 소리만

하고, 아내는 남편이 실수하면 10년이 흐르고 20년이 흘러도 그 이야기를 계속 한다.

 

부부가 싸우는 것을 잘 살펴보면,  서로 생각이 다를 때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만 강하

게 표현한다. 상대의 이야기를 차분히 듣고 생각하지는 못한다.  그렇게 하다 보면 자극적

인 말을 하게 되고, 전혀 하지 않아도 되는 극단적인 말도 나오게 된다.  또 곤란한 상황을

넘기려거 임기응변으로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한두 번 하는 거짓말은 별것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상대가 뭔지 모르게 자신을 속이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게 되면 작은 문제가 생겨도 의심하게 되고, 그런 문제들이 쌓여 싸우고

나중에는 이혼으로 치닫게 되는 것이다.

 

나는 젊은 부부들에게  종종 "이건 내가 부족했던 것 같다."라는 말이나  "당신 말이 옳은

것 같다." 라는 말을 많이 하라고 가르친다. 남편이 아내에게 "그 부분에서는 내가 부족했

어."라고 말하고, 아내가 남편에게  "당신 이야기를 들어보니 내가 잘 모르고 큰소리를 쳤

어, 이런 부분은 내가 당신 생각을 못 따라가니 당신 이야기를 들을게."라고 할 수만 있다

면 , 부부가 이혼할 일은 거의 없다.

아이들도, 저도, 남편도 정말 행복합니다

 

요즘 이혼율이 급증하고 있다.  서울에 사는 사람들의 이혼율이  상당히 높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이혼하지는 않았지만 서로 참고 사는 부부들도 의외로 많다.  우리 교회에는

이혼하는 부부가 거의 없다. 오히려 이혼 했다가 교회에 와서 이런 마음의 구조를 알게 되

면사 다시 합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우리 교회 성도들의  이혼율은 정확히는 모르겠지

만 0.1~0.2퍼센트 정도 된다.

 

앞에 이야기한 부부도 다시 합쳐서 새 삶을 시작했다.  그 일이 있고 16년이 흐른 얼마 전

에 내가 그 부인에게 전화를 했다.

 

"요즘 행복하세요?"

"예, 목사님, 정말 행복해요. 아이들도, 저도, 남편도 정말 행복합니다."

 

부부가 마음을 조금만 바꾸면 행복할 텐데, 부모가 자신을 조절하지 못해 얼마나 많은 아

이들이 새엄마나 새아빠  밑에서 어려움을 겪는지 모른다.  부모가 이혼하고 또  재혼하면

새엄마가 싫고 새아빠가 싫어도 친엄마나 침아빠 때문에 아이들은  어려운 마음을 이야기

하지 못한다.  그 일로 혼자 고통하며 지낸다.  부부가 대화로 자주 마음을 나누고 서로 마

음이 하나로 흘러서 행복한 가정이 이루어지면 좋겠다.

글쓴이 박옥수

국제청소년연합 설립자이며 목사, 청소년문제 전문가, 마인드교육 개발자이다. 성경에 그

려진 마음의 세계 속에서 사람의 마음이 흘러가는 메커니즘을 찾아내,  이 내용을 전 세계

젊은 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나를 끌고 가는 너는 누구냐>. <신기한 마음여행>. <마인

드교육 원론> 등 자기게발 및 마인드교육 서적 15권, 신앙서적 62권을 출간했다.

 

박옥수 info@dailytw.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