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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애리 그리고 팝핀현준,

epika2 2013. 7. 15. 21:30

 

글로벌 소리꾼, 박애리

 

박애리 씨나 팝핀현준 씨가 어떤 사람들인지 별로 아는게 없었다. 어느날 박애리, 팝핀현준의 공연을

볼 기회가 있어, 우연하게 보았는데 정신이 혼미했다고 해야하나? 정말 감동 이었다. 박애리 씨가 노

래를 하는데, 팝핀현준 씨가 춤을 춘다. 의례 그런 설정이 괸찮겠지 했는데, 어쩌면 그렇게 사람의 마

음만이 아니라 영혼을 빼앗듯 하는 공연을 보고 한동안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투머로우 에서 박애리 씨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시립국악원에서 판소리를 듣고 여덟 살짜리 아이는 눈물을 흘렸다. 판소리가 좋아서

30년 가까이 부르고 또 부른 우리 가락, '대장금 OST'의 주제가 '오나라'를 전 국민이

따라부르게 했던 목소리의 주인공 박애리 씨,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유산에 등제된

'아리랑'으로 세계를 놀라게한 그녀를 소개한다.

 

글 ㅣ 김민영 기자  사진 ㅣ 이규열(Right Hose Pictures 실장)  디자인 ㅣ 이가희 기자

 

박애리                                                                                                                            

국립창극단의 프리마돈나인 국악과 연극, 창극등의 전통 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한길을 롱런한그녀의

자취는 아름답다. 특히 두살 아래 남편인 팝핀현준을 만나새로운 예술세계를 맞이한 그녀는 행복한  

업을 가졌다.                                                                                                                     

 

 

 

참으로 단아하고 아름답다. 박애리 씨를 만난 첫 느낌이다.고전미를 물씬 내품는 그녀의 모습과 말투,

적막을 깨고 즉석에서 들려주는 소리 한가락에, 타임머쉰을 타고 마치 조선시대로 돌아가 옛 풍류에 빠

져 드는 것 같은 착시현상이 일어났다.

 

국립창극단의 프리마돈나 박애리

2000년부터 <배비장전>의 애랑, <우루왕>의 바리공주, <청>의 심청, <춘향>의 춘향, <로미오와 줄

리엣>의 줄리엣, <적벽>의 제갈공명 등의 국림창극단의 프리마돈나로 굵직한 주인공 역할을 해온 그

녀는 2003년 <대장금>의 주제가 '오나라'를 불러 전 국민이 따라부르게 한 명창이다.아이들 목소리

를 지도하던 그녀만큼 맛을 내는이가 없어서 즉석 캐스팅된 것이 계기가 되어 판소리가 좀 더 대중에

가까이 알려진 것이다. 그러던 중 모 가수의 음반 타이틀곡에 해금과 사물, 장구가락이 나오는 부분

에 고음으로 특별히 참여해달라는 요청을 수락하면서 그녀는 '국립창극단의 중심 구성원이 경솔하게

활동했다며' 스승에게 훈계도 받았다. 대중에게 알려지는 만큼 국립창극단원으로서의 몸가짐은 더욱

조심하게 되는 법, 하지만 지금도 기회만 된다면 대중에게 우리 가락을 알리고 싶다는 그녀는 2010년

에는 방송대상 국악인 상을 수상했고, 판소리계의 이효리로 불릴만큼 미모와 실력을 겸비한 국립 창

단의 당찬 소리꾼이요, 주역이다.

 

 

판소리계의 효리

 

그녀가 명창의 길을 가려고 생각한 것은 철없는 여닯 살, 눈앞에서 천둥처럼 울리는 소리를 들으며

절로 무릎이 꿇어졌다고, 누가 시키지 않았어도 어린 나이에 예의를 갖추고 스승앞에 바른 자세로 판

소리를 들었던 박애리다. 그런 그녀가 신기했는지 왜 판소리를 시작했느냐는 사람들의 말을 수도 없

이 듣고 자랐다.

"아마도 판소리가 할머니 할아버지나 좋아할 재미없고 따분하고 비호감이었나 봐요, 물론 TV에서 판소

리를 하면 저도 체널을 돌리기 일쑤지만, 직접 판소리 장단을 듣노라니 얼마나 신이 났는지 몰라요.

어른들과 함께 있는 것도 굉장히 친근했어요."

판소리를 배우기 전까지 우리가락이 이리도 좋은 줄 몰랐다는 그녀는 이왕 할 바에 잘하는 사람이 되

고 싶었다. 소리꾼으로 성장하면서는 스승 앞에서 노래만 잘하면 기술자이지 예술인이 아니라고 생각

했고 소리꾼으로서의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온 마음을 쏟았다. 그렇게 살아온 29년의 삶이 판소리

에 이끌려 한국을 대표하는 명창이 될 수 있었던 이유다.

"선생님은 자주 한국인의 정서를 표현하려면  마음을 바르게 배워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구전심수

口傳心授라고 해서 입으로 전하는 것을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는 표현을 자주 말씀하셨죠, 아는만큼

보이고 표현할 수 있다고 하셔서 한자로 된  판소리 사설 책도 즐겨 읽었죠."

판소리를 사랑하게된 박애리 명창은 사람들에게 가락에 숨은 이야기 까지 들려주어 판소리에 관심과

재미를 느끼게 하는 재주를 가졌다. 그녀의 이야기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강연에 설 때마다

사람들과 울다 웃을 정도로 판소리를 사랑했다.

 

 

변성기로 뿌리채 흔들리다

 

아나운서만큼 조리 있는 그녀의 언변에서 교육을 잘 받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는데, 그녀에게도 밤을

뜬눈으로 지새우며 고민 했던 청춘의 시잔들이 있었단다.

한의 정서를 표현해내야 하는 판소리에 적합한 구슬픈 음색을 타고났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그녀는 자

타가 공인하는 '애원의 성미'를 가졌다.

"판소리를 하는 사람은 굉장히 다양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어야 해요. 목소리에 그늘이 있어야 한다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나이와 상관없이 어느 때는 목소리가 맑았다가 어느 때는 중후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판소리에 적합해요. 때로는 심청이를, 때로는 심 봉사를 표현해야만 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남

학생에게만 있을 법한 변성기가 제게도 갑작스럽게 찾아왔어요." 

어릴 적부터 남다른 재능으로 남들과 달리 언제나 질러내고 싶은 음들을 어렵지 않게 표현할 수 있었던

그녀다. 목소리가 곱고 고음처리가 매끄럽다는 말을 자주 들은 박애리는 언제든지 한 곡조 부를 수 있

을 만큼 탄탄한 기본기도 있었다.

"그런데 대학교 3학년 때부터 갑자기 고음이 나오지 않는 거예요. 특별한 계기가 있는 것도 아니었어

요. 하루 이틀 지나면 풀리던 목이 잠기고, 오히려 거칠어져 두 갈래로 갈라지는데 남자 목소리는 저리

가라고 할 정도였죠."

소리꾼으로서의 생명이 다했다는 판정을 받은 그녀는 뼈저리고 고독한 시간을 겪어야만 했다.

"어떤 선생님은 '박애리 목소리가 넘어 갔다고 말씀하셨어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목소리가 됐

다는 의미죠. 어쩌다 그 예쁜 목소리가 넘어갔느냐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나를 지탱하는 기

둥이 뿌리체 흔들리는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 했죠."

심경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착잡했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판소리를 사랑하는 자신을 더욱 발견 했다.

 

 

 

 

 

새로 얻은 중 저음 목소리

그러던 중 청년 박애리는 나오지 않던 고음을 두고, 중 저음의 음역을 연습하기 시작했다. 스스로에 대

한 관리 또한 철저하고도 엄격했다.

탄산 음료를 좋아했지만 절대 먹지 않았고 자극적이고 맵고 짠 음식도 삼갔어요.목이 잠긴날은 말도 거

의 하지 않고 혼자 수목원에 가서 삼림욕을 했고, 몸에 좋다면 뭐든지 먹을 거라는 말을 들어가며 음식도

잘 챙겨 먹었죠. 그런데 몸에는 자연 치유능력이 있어서 시간이 지날수록 예전처럼 좋아지는 겁니다.

오히려 나에게 없던 중저음의 목소리를 얻게 됐어요. 그때를 생각하면 죽고싶을 만큼 좌절했는데, 오히려

그 시간을 통해 배운 것이 많았어요. 동물이 허물을 벗듯 노래하는 사람의 목소리도 새로 거듭나는 것 같

아요."

다른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을 만큼 그녀는 조금 잘 부르게 됐지만 늘 잘할 수는 없어서, 끊임없이 연습하

고 가꿔나가야 하는 운명으로 받아들였다.

 

 

 

남편 팝핀현준과 새로운 장르를 열다.

 

2010년 두 살 연하의 남편, 팝핀현준 대표를 만난 박애리 씨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주변의 우려와 달

리 무궁무진한 예술 세계를 함께 걷는 동지를 얻었다. 박애리 명창이 남편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면 '천

재 같다'. '존경한다'.는 표현을 쓰는데도 전혀 어색하지 않게 들린다.

 

 

 

 

 

 

 

 

팝핀현준 씨의 이야기는 두개의 기사를 함께하면 너무 방대한 양이 되어서 보류 했습니다.

영혼의 춤꾼 팝핀현준 씨의 이야기는 기화되는대로 올리겠습니다. 박애리 명창과 팝핀현준

대표의 함께 열어가는 새로운 장르의 예술세계에 깊은 관심과 애정을 보내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