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기 소년
나의 주변에 양치기 소년은 누구일까? 우리의 자녀들 중에도 많은 아이들이 이 이야기에 나오는
양치기 소년처럼 거짓말을 하고 사람을 놀래키기도 한다. 그런 거짓말에 속아본 사람들은 남의집
아니들 만이 아니라 자신의 아이라 할찌라도 마을 사람들이 양치기 소년에게 대했던 것처럼 멀리
하려 하고 미워하는 마음만 가득하게 된다. 양치기 소년에 대해서 요즘 아이들의 마음과 함께 요
즘 사회상을 함께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양치기 소년을 살리는 길을 찾아보자....^^
Campus 새 학기, 내 주변 '양치기 소년'을 찾자!
칼럼
'양치기 소년' 이야기에 나오는 소년은 우리 관념 속에 거짓말을 한 나쁜 아이로 남아 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거짓말을하면 나중에는 진실을 이야기해도 사람들이 믿어주지 않아 큰 어려움을 겪게 돤다'는
교훈을 우리 마음에 남겨주었다. 그런데 얼마 전에 필자는 경청을 주제로 한 마인드 강연에서 양치기
소년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들었다.
양치기 소년이 어느 날 늑대가 나타났다고 소리쳤고, 마을 사람들은 소년의 말을 듣고 달려왔다. 소년
의 말이 거짓말이었슴을 알게 된 마을 어른들은 화를 내며 돌아갔다. 그런 일이 두 번이나 있자 마을
어른들은 양치기 소년을 거짓말쟁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실제로 늑대가 나타나 양치기 소년이 세 번
째로 도움을 청했을 때에는 거짓말이라고 여겨 소년을 도우러 가지 않았다. 물론 소년은 소중한 양들을
잃었다.
여기까지 우리가 잘 아는 이야기이다. 마인드 강연 강사는 여기에서 청중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양치
기 소년은 왜 거짓말을 해서 마을 사람들을 불렀을까요?" 청중들은 '심심해서, 사람들을 골탕 먹이려
고....'라고 생각 했을 것이다. 그런데 강사는 뜻밖의 대답을 내놓았다. "그 아이는 아주 오랫동안 외로움
과 고독에 지쳐 있었습니다." 망치로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런데 강사는 뜻밖의 대답을 내놓았다. "그 아이는 아주 오랫동안 외로움과 고독에 지쳐 있었습니다."
망치로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날 강연의 주제는 '공감적 경청'이었다. 사람들은 때때로 타인의 말을 무시하거나 흘려버린다. 마지
못해 듣는 척할 때도 있다. 상대방이 이해할 수 없는 말이나 행동을 했을 경우에는 대부분 마음을 닫고
무시하며, 심하면 비난도 한다. 그런데 인격이 성숙한 사람은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단순히 말을 듣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그렇게 말하는 이유를 헤아린다는 것이다.
양치기 소년의 경우에도 그의 마음 안으로 좀 더 들어가 소년이 왜 거짓말했는지를 헤아린다면 소년을
거짓만쟁이로 매도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만약 그 소년에게 마음을 나눌 친구나 형제가 있었다면 혹
은 마을 어른들 중에 누구라도 홀로 양을 치며 외롭게 지내는 소년의 마음을 함께 느끼고 말벗이 되어 주
었다면 소년은 그런 극단적인 장난을 치지 않았을 것이라는것이 강사의 설명이었다.
강연을 듣고 '나는 얼마나 많은 내 주변의 양치기 소년과 같은 마음을 지닌 사람을 무시하거나 비난하
며 살았을까?' 돌아보았다. 내 관심과 도움을 간절히 기다리던 마음이 외로운 사람의 손길을, 그의 이
해할 수 없는 말과 행동 때문에 뿌리친 적이 얼마나 많았을까?
미국의 긴급 전화 911. 누군가 911에 전화를 걸어 피자를 주문한다면 전화를 받은 사람이 어떤 반응을
보이겠는가? 장난 전화로 여기고 전화를 끊어버릴 것이다. 그런데 어느 영상 속의 전화 접수자는 다른
반응을 보인다. 이 영상은 미국 프로미식축구 챔피언 결정전인 '슈퍼볼'의 TV중계방송 때 가정폭력방
지 기관인 'No More'가 선보인 공익광고다.
영상은 한 여성이 911에 전화를 걸어 "피자를 주문하려고 해요"라고 말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911
접수원은 "여긴는 긴급 및 응급 전화만 받습니다"라고 대답 했으나, 여성은 아랑곳하지 않고 "네, 라지
피자요. 머시룸 반, 페퍼로니 반이요"라고 약간 긴장하고 떠는 목소리로 주문을 이어갔다. 상황을 이상
하게 여긴 접수원이 '혹시 ....'하는 마음으로 "위기 상황입니까?"라고 묻자 여성은 짧게 "예'라고 답했
다. 이에 접수원은 "경찰이 그곳에서 1마일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하고 여성을 안심시키며 침착하게
대응했다.
이 광고는, 지난해 미국의 한 도시에서 벌어진 실제 상황을 토대로 제작되었다. 당시 911 접수원은 피
자를 주문한다는 말에 처음에는 장난전화로 생각했으나, 그 여성의 말 속에 담긴 불안하고 긴장한 마음
을 감지하고 침착하게 사건을 처리해 나간 것이다. 바로 출동한 경찰은 폭행당한 여성과 술에 취해 잠
들어 있는 남자 친구를 발견했다.
몇 해 전, 어느 대학 캠퍼스에서 점심시간에 야외 테라스 테이블에서 혼자 우동과 김밥을 먹고 있는 친
구가 눈에 띄었다. 다른 학생들은 삼삼오오 어울려 식사를 하는데, 그 친구만 혼자 있기에 다가가 말을
걸었다. 그는 말을 걸어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자신의 과거와 어려움에 대해 털어놓았다. 어려서
말문이 늦게 터져 주위에선는 특수학교에 보내라고 했지만 어머니의 관심과 노력으로 일반학교에 다닐
수 있었던 일, 하지만 말을 더듬고 행동이 느려 심하게 왕따를 당한 일, 그 후로 사람이 두려워 대학생
이 되어서도 친구를 사귀지 못하는 상황 등을 이야기했다. 그는 일상에서 가장 외로울 때가 혼자 식사
해야만 라는 시간이라고 했다.
말을 걸기 잘했다고 생각하며 그 친구의 부족함도 감싸줄 수 있는 친구들이 많은 해외봉사 동아리를 소
개해 주었다. 그는 고마워하며 동아리를 찾아갔고, 그곳에서 마음을 나눌 친구들을 사귀며 점점 밝고
즐거운 대학생활을 할 수 있었다. 이후 그는 1년간의 해외봉사에 도전해 새로운 언어와 문화, 남을 위
하는 삶의 가치를 배우고 돌아왔다. 지금 그는 요리사가 되었는데, 첫 월급을 타던 날 자신에게 다가와
말을 건네준 내가 정말 고마웠다며 우리 가족을 뷔페에 초대했다. 우리는 지금도 자주 카카오톡을 주고
받으며 가깝게 지내고 있다.
새 학기가 시작 되었다. 많은 것들을 준비하느라 분주하겠지만, <투머로우> 독자들은 양치기 소년처럼
마음이 외로운 주위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 말을 건네고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배려심과 여유를 가지고
출발하기 바란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보면, 자신에게 말을 걸어줄 누군가를 위해 옆자리를 비워 놓고
혼자 밥을 먹거나 혼자 공부하고 있는 친구들이 있을 것이다. 그가 나의 가족 중 하나일 수도 있다. 새학
기 <투머로우> 독자들이 마음이 조금 더 성숙해져서, 사람을 대할 때 그 사람의 표면적인 말이나 행동이
아닌 그의 마음을 읽고 다가가 외로운 이들의 친구가 되어주기 바란다.
글쓴이 최은성
월간 <투머로우> 기획이사로 마케팅 및 홍보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타고난 친화력과 집요한 섭외
력을 지닌 그가 이번 3월호에서는 '공감적 경청'을 이야기하며, 마음이 외로운 친구들에게 배려와 여유
를 가져보라고 조언한다.
상담을 원하는 학생은 이메일 coolces@naver.com로 문의 가능하다.
지난 회까지 마인드 강의를 마쳤습니다. 어떻게 읽으셨는지요.
이번에 올려드린 양치기 소년은 역시 마음을 소통하는 이야기
입니다.
마음을 소통한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해서 몸에 혈액이 흘러야
건강하고 흐르지 않으면 암세포의 착상처럼 사회 곳곳에서 그
리고 우리의 마음 곳곳에서 어두움의 씨앗으로 자라나게 된다
것입니다.
양치기 소년의 외로움이 나에게는 없는지, 나의 주변에는 그렇
게 외로움에 빠져 사는 사람은 없는지 살펴보는 삶이었으면 합
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