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같은 것도 다르게 보는 힘. 바로 여행에서 나온다
인터뷰 '그랜드 투어' 문명탐험가 송동훈
'아는 만큼 보인다!' 이 말이 대중의 뇌리에 각인된 것은 어느 여행가를 통해서 였다. 시골 논밭길을 여
핼하더라도 벼를 생전 처음 보는 도시 아이와, 논두렁에서 뛰놀며 벼이삭을 훑어 까먹어 본 시골 아이
가 느낄 감동의 폭과 깊이는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문명탐험가 송동훈은 말한다. '같은 것을 다르게
보는 힘은 바로 여행에서 나온다!'고
사람들에게 '사고의 틀을 넓히고 지식과 교양을 쌓는 데 가장 좋은 수단을 꼽으라'고 묻는다면 대부분
'독서'라고 대답할 것이다. 16세기 영국인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서재에 앉아 책과 지도를 읽는 것이야
말로 세상을 이해하는 최고의 수단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이같은 사조思潮에 과감히 돌직구를 날린 인
물이 있었다. 군인이자 정치가였던 필립 시드니Pilip Sidney 1554~1586였다. 전쟁영웅 출신으로 수
려한 외모에 유창한 프랑스어 실력과 문학적 소양까지 겸비한, 오늘날로 말하면 오피니언 리더격인 인
물이다. 유럽 각국을 다녀온 경험을 바탕으로 <유익한 가르침>이란 책을 내기도 한 그는, '책으로만 세
상을 이해하려는 사람이야말로 지하 감옥에 갖힌 채 세상을 여행하는 외로운 죄수'라는 말로 거침없이
비판했다. 다양한 기질의 사람들을 다루고 협상에도 능한 인재가 되려면 많은 나라를 여행하며 다양한
상황에 자신을 노출 시키는게 필수라는 것, 물론 그가 독서 자체를 부인한 건 아니었다. '책에서 얻은 학
식에, 여행에서 얻은 실질적인 경험이 보태져야 완벽해진다.'는 것이다.
문명탐험가인 송동훈의 생각 역시 비슷하다 여행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할 말이 많은 그는 세칭 '그랜
드 투어 전도사'로 통한다. '그랜드 투어'란 17세기 유럽 귀족가문의 자제들 사이에 유행한 유럽일주 여
행이었다. 3~4년에 걸쳐 유럽 각국의 유적과 명승지를 둘러보며 역사를 배우고 견문을 넓히는 수학여
행으로, 특히 문화와 예술이 발달한 프랑스와 이탈리아 방문은 필수였다. 오늘날로 치면 '조기유한' 처
럼 단순히 유행을 넘어 하나의 정규 교육과정처럼 자리잡을 정도였다니 그 인기와 효과를 짐작할 만하
다.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된 송동훈식 그랜드 투어
어린 시절, 송동훈의 가족은 공직자였던 아버지의 근무지를 따라 1~2년에 한번 꼴로 이사를 다녔다.
그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 가족은 서울에 정착했고, 아버지도 수도권으로 발령을 받아 함께 지낼 수
있었다. 5학년 때 아버지가 다시 지방으로 발령이 나면서 가족들은 주말이면 아버지를 뵈러 광주, 전
주, 부산으로 여행을 다녔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즐겁게 해 줄까?'를 늘 생각하셨던 아버지는 주중
에 근무지 인근의 사찰, 박물관, 역사유적 등을 살펴두었다가, 주말에 가족들이 오면 가이드가 되어 직
접 구경을 시켜주셨다. 전문가에게 부탁해 안내를 받게 해 주시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게 바로 그랜드 투어였어요. 덕분에 전국 각지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는 저절로
통달하게 됐고, 특히 <춘향전>의 무대인 남원은 하도 많이 가 봐서 훤히 꿰뚫을 정도가 됐죠."
그때부터 여행에 맛을 들인 송동훈이 '그랜드 투어'라는 개념을 처음 접한 것은 중학교 때 아버지 서재
에서 본 <인간 세계사>라는 책을 통해서다. 세계적인 시사주간지 <타임>에서 발간한 이 책에는 유럽
귀족들의 자녀교육법이기도 했던 그랜드 투어가 자세히 소개되어 있었다.
그에게 여행의 참 의미를 일깨워 준 또 하나의 책은 <바람과 함께 사라자다>였다. 남북전쟁이 터지기
전 미국이 배경인 이 소설에서 주인공 레트 버틀러는 남부 귀족들의 문제점을 이렇게 지적한다. '남브
사람들은 여행을 하지 않아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른다. 그나마 여행하는 사람들도 마땅히 봐야 할
것을 보지 않는다.' 그의 비판은 이어진다. '당신들은 북부에 가서 뭘 보았나? 쇼핑가? 무도회? 박물관?
내가 본것은 달랐다. 제철소, 화학공장, 공장들을 잇는 철도, 1달러만 주면 북부군을 위해 목숨을 바쳐
싸울 거리의 부랑아들을 보았다.' 그는 시대에 뒤떨어진 남부 동맹이 패망할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고
그 말은 적중했다.
"그때 여행이란 '배움'이란 걸 깨닳았어요. 역사와 문화, 인간에 대해 사색하고 통찰하고 나아가 미래
를 내다보는 그런 진짜여행, 즉 그랜드 투어를 하고 싶어졌죠."
사진만 남는 게 여행?
뼛속까지 들어가서 보면 언제나 새롭다!
1995년, 송동훈은 대학을 졸업하고 친구들과 유럽여행을 떠났다. 한 달 일정으로 유럽을 두루 둘러보
는 배낭여행이었다. 그 중 첫 여행지인 파리 중심가에 있는 루브르 박물관을 방문했을 때의 기억은 지
금도 생생하다. 박물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그의 친구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뛰기 시작했다. 어안이
벙벙해진 그가 물었다.
"너희들, 갑자기 뛰는 이유가 뭐야?"
"왜긴? 루브르에 왔으니 모나리자부터 보러 가야지, 너도 서들러!"
루브르의 전시품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모나리자>, <사모트라케의 니케>, <밀로의 비너스> 등 3가
지만 보면 루브르는 다 본것이나 다름 없다는 게 친구들의 생각이었다. 물론 제한된 시간 내에 최대한
많은 곳을 다녀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ㅇ다. 그것이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 배낭여행이었다.
주로 한 도시에 1~2주 동안 머물면서 그곳의 모든 것을 깊이 있게 보는 그의 여행 스타일은 배낭여행
과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명탐험가인 그는 어떻게 여행할까? 우선 방문할 나라를 정하고 그 나라의 어떤 분야를 볼지 주제를
정한다. 미술, 음악, 건축, 패션 등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라면 무엇이든 좋다. 그런 다음 각 주제에 대해
책이나 인터넷으로깊이있게 공부한다. 그리고 그 주제에 대해 생생하고 깊이있게 알 수 있는 명소를
선정해 떠나면 된다. 영문학도라면 세익스피어의 생가를 찾아 영국으로 가거나, 그의 작품 <맥베스>의
배경이 되는 스코틀랜드를 방문해도 좋을 것이다.
'관심이 크고 공부도 많이 할수록 현장에서 직접 봤을 때의 감동도 크다'고 송동훈ㅁ은 말한다. 유적이나
문화제가 지닌 역사적 문화적인 의미를 모르고 관람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 앞서 말한 <니케
>
상만 해도 그렇다. 막연하게 '유명한 작품이라더라' 하는 말만 듣고 관람하는 사람과.
'니케는 <그리스 신화. 속 승리의 여신으로 전쟁의 여신 아테나와 관련 깊으며, 스포츠브랜드 나이키
도 니케에서 나온 것'임을 알고 관람하는 사람. 둘이 느낄 감동의 깊이는 다를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지금까지 루브르를 열 번 이상 다녀 왔지만, 지금도 가 보면 새로 눈에 띄는게 많아요. 지식은 쌓이면
쌓일 수록 새로운 지식이 나오거든요. '나 어디 갔다 왔어' 하고 포인트만 찍고 사진 남기는데 의의를
두며 여행하는 사람들은 맛볼 수 없는거죠."
여행을 통해 세상의 흐름을 읽는 방법을 배우기 바란다
송동훈은 1997년 <조선일보>에 기자로 입사해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산업부를 거쳤다. 사람 사귀는
것을 좋아하는 그에게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는 기자는 매력적인 직업이었다. 세상을 발빠르게 누
비고 다니는 동안 책만 뒤져서는 알 수 없는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
야 보배! 그렇게 수집한 현장의 목소리를 대중의 눈높이에 맞는 언어로 가공하고 정리해 전달하는 기자
로서의 역량은 현재 책을 쓰고 강의를 하는 등 문화콘텐츠 기획자로 활동하는 밑천이 되었다. 물론 정
신없이 바쁜 기자생호라 중에서도 '여행' 이라는 화두만큼은 절대 놓지 않았단다.
"2002년쯤에 <조선일보> 문화부에서 여행 점문 기자를 모집한 적이 있었어요.저도 지원했는데 선배
들이 '정치부 기자가 문화부 기자로 가는게 말이 돼?" 하고 막으셨어요. 당시만 해도 정치 경제 사회부
는 중요부서로 인식되고 있었거든요.여핸기자는 포기해야 했지만, 역사책을 읽고 글 쓰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았죠."
그가 2007년 낸 책 <그랜드 투어-서유럽편>은 그 노력의 산물이다. 이후 <동유럽편>과 <지중해편>
을 내 놓았고, 지금은 <중국편>
을 준비 중이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독일 등 유럽 문화의 근간을 이룬 국가들의 역사
가 주된 내용이다. 그리고 2009년, 신문사에 사직서를 냈다. 평소 하고 싶었던 여행을 자유롭게 하는
한편, 아직 국내에 생소한 그랜드 투어의 가치와 방법을 전파하기 위해서 였다. 자신의 이름을 딴 문화
콘텐츠 기획사인 (주)송동훈도 설립했다는 것이 그의 귀띔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세계는 급변하고 있고, 그 흐름을 읽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여행입니다. 그런데 정작
우리 사회는 그런 여행의 가치와 세계의 흐름에 대해 너무 무관심한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흔히 '여행을 하면 세 가지 깨달음을 얻게 된다'고 말한다. 타향에 대한 지식, 고향에 대한 애착, 자신에
대한 발견이 그것이다. 다른 나라에 가면 '이 나라는 이렇구나'라는 지식을 배우게 된다. 하지만 그 나
라가 아무리 좋더라도 우리는 한국인이며, 결국 한국을 그리워하게 된다. 고향에 대한 애착을 배우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배우면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돌아볼 수 있게된다. 지금까지
와는 다른 방향에서 자신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여러분이 사회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지금과 20~30년 뒤 사회의 주역으로 살아갈 세계는 정말
다를 겁니다. 지금의 가치관과 기준으로 세상을 살려고 하지 마십시요. 성공하고 싶으시다면
'반드시 해내겠다'는 열망을 품으세요. 여러분은 아직 젊습니다. 조금만 노력하고 찾아보면 꿈
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은 나오기 마련입니다. 해외여행을 가고 싶지만 돈이 없어 고민하는 제 주
변의 대학생들 중에도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기업체에서 주관하는 이벤트에 지원하는등 온갖
노력을 기울인 덕에 결국 다녀오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정 어려우면 시중에 나와 있는 다큐멘
타리를 보거나 무료 강연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끊임없이 꿈을 키우고 또 열정을
간직하시기 바랍니다.
인물사진 ㅣ 홍수정 기자
마인드 교육 2단계 : 태만하고 방탕한 마음
6번째 이야기를 드립니다.
내가 하고 싶지 않아도 끊지 못하고 계속 한다면?
사람은 누구나 자기 뜻을 따라 삽니다. 내가 도박을 하고 싶어서 게임을 하며, 내가 마약을
하고 시ㅐㅍ어서 마약을 합니다. 그런데 정말 모든 것을 내가 결정할 수 있다면 내가 하고 싶
지 않을 때 하지 않을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한번 빠져들면 '이제 그만 해야 돼!' 하면서도
계속 끌려 갑니다. 어떤 악한 힘이 사람들을 그 안으로 끌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재소자들이 죄지은 것을 후회 하지만 출소하면 또 범죄에 빠져 다시
교도소에 들어갑니다. 제소자들이 출소할 때 교도관들이 이런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고 합니다.
"저 사람 얼마만에 들어오겠어?"
"석 달이면 들어 올거야."
"석 달 안가. 한 달이면 와."
어떤 사람은 출소하고 일주일 만에 범죄하고, 성미가 아주 급한 사람은 아침에 나갔다 저녁에
잡혀 들어오기도 한답니다. 범죄하고 교도소에 간 것을 후회하지만 어떤 힘이 그 마음을 끌어
가기 때문에 다시 그 길로 들어서는 것입니다.
둘째 아들은 자신을 믿었기 때문에 얼마든지 조절할 수 있을줄 알고 잠시 즐기려고 기생집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한번 기생에게 빠진 후에는 아버지로부터 받은 재산을 다 허비하기 까지
기생집에서 헤어나오지 못했습니다. 돈이 다 떨어진 후에야, 기생집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쫓
겨 났습니다.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믿으면 방탕에 빠지고, 결국 소중한 무엇인가를 잃고 맙니다.
다 잃기까지 빠진 데에서 헤어나오지를 못합니다. 물이 빙빙도는 것처럼 그곳에는 어떤 악한 힘
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를 믿는 사람들은 어떤 모양으로든지 그러한 경험을 하게 되
며, 소중한 것들을 잃은 후에야 자신이 어리석었음을 알게 되고, 이후에는 그처럼 자기를 믿고
함부로 살지 않게 됩니다.
사람은 다 어떤 모양으로든지 마음의 여섯단계를 거칩니다. 다음주엔 세 번째 단계인 실패
하고 망한 마음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