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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따듯하게 품으면, 1

epika2 2016. 12. 21. 10:02

 

 

선생님이 따뜻하게 품으면 학생은 곁길로 가지 않는다

교사를 위한 인성교육 특강

문영준

 

 지난 달 서울교육대학교 총동문회 행사에 참석한 1천여 명의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본지가 앙케이트를 실시했습

   다. 그중 교사가 겪는 가장 큰 고충으로 응답자 40%는 학생지도를 1순위로 꼽았습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교   

및 학부모들을 위한 교육 특강을 마련했고, 본지 발행인이 강사로 나서 열띤 강연을 했습니다. 지난 11월 25일

서울교대 에듀웰 센터에서 열린 강연 내용을 간추려 소개합니다.

 

여러분, 마음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사람은 누구나 마음을 갖고 있는데, 조금 전 사회자

가  강사 소개를 할 때까지도 제 마음은 두근두근하고 살렜습니다. 과연 마음이 무엇일까요?      

어제는 제 딸이 무대에 선다는 크리스마스 공연을 보러 갔었습니다. 똑같은 복장의 어린 산타

덟 명이 춤을 추었는데 제 눈엔 딸아이만 보이는 겁니다. 참 신기하지요? 딸아이가 공연하다가 손

에든 봉을 놓쳐서 제가 더 깜짝 놀랐습니다. 아이가 긴장하면 어쩌나 싶었는데,연습을 얼마나 많 

이 했는지 마치 봉을 떨어뜨리지 않은 것처럼 춤을 추고 무대를 나가면서 그 봉을 집어 가더라고 

요. 저녁에 만나서 물어 봤습니다.                                                                                    

"오늘 봉을 놓쳐서 어땠어? 선생님께 혼나진 않았니?"                                                          

"아빠, 전혀 긴장하지 않았어요. 연습할 때 선생님이 봉을 놓치면 어떻게 하라고 가르쳐주셔서 그

대로 했어요. 아빠, 무대에 서는 게 너무 재미있어요."                                                          

"전에 연습할 때는 힘들다고 투정했잖아."                                                                          

연습을 스파르타식으로 시키니까 처음에 많이 어려워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대답하는 겁니다. 

"아빠, 연습은 그렇게 하는 거예요."                                                                                  

겨우 여섯살 밖에 안 된 아이도 대화를 하니까 마음이 느껴지고 마음이 서로 흐르니까 행복을 알 

게 되는구나 싶었습니다.                                                                                                

그 여섯 살짜리 딸아이가 네 살 때 하루는 저한테 와서 울면서 말하길, "아빠, 엄마가 낭 싫어한다

는 마음이 드니까 내가 여기가 아파요." 하면서 손바닥으로 가슴을 가리켰어요. '네 살짜리 아이도

 마음이 있구나 그래서 느끼는게 있고, 자기 안에 생각하는 것들이 다 있구나,' 엄마가 늦게 잔다고

아이를 때렸다는데, 제가 그냥 못 지나치겠더라고요.딸아이를 앉혀놓고 이야기를 했어요.          

"지금 시계가 열한 시가 넘었어, 엄마는 네가 일찍 자야 되는데 늦도록 안 자니까 야단친 것이지, 

엄마가 널 싫어해서 야단친 게 아니야."                                                                             

  아이한테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설명이 필요했습니다. 왜냐하면 아이 마음에 엄마가

  자기를 싫어한다는 생각이 있으면 엄마를 볼 때마다   두렵거나 원망스런 감정이 생길 수 있으니까

요. 어린 아이지만 '엄마가 널 싫어하는 게 아니야.' 그 사실을 가르쳐 주고 싶었습니다.             

"지금 입고 있는 잠옷 네가 산거야? 엄마가 사준거야?"                                                         

"엄마가 사줬어요."                                                                                                        

"너 오늘 세수 할 때 네가 했어? 엄마가 씻겨줬어?"                                                              

"엄마가 씻겨줬어요."                                                                                                     

"자녁밥 네가 만들었어? 엄마가 만들어줬어?"                                                                     

"엄마가 만들어줬죠."                                                                                                     

   "그것 봐, 엄마가 널 싫어하면 그렇게 해 주겠어? 옷을 사주고, 밥을 해주고, 씻겨주는데, 엄마가 너

 를  싫어하는게 아니야, 엄마가 널 사랑해서 실수할 때 야단을 치는 거야. 엄마한테 가서 '엄마, 미

안해요.' 그렇게 말씀드려봐."                                                                                          

 딸아이가 엄마한테 가서 "엄마, 내가 엄마말을 안 들어서미안해요." 하더니 아이 표정이 금방 밝아

 지는 거예요. 그런 아이에게 엄마가 어떻게 더 야단칠 수 있겠어요? 대화를 하니까 아이의 마음이

눈 녹듯이 풀렸습니다.                                                                                                   

 

 

 요즘 학교에서도, 직장에서도 인성교육이 자주 언급되고 있는데, 사회적 문제들의 원인을 하나씩

  분석해 들어가니까 결국 인성 영역으로 귀결 되더라구요. 저희 아버지가 8남매, 저희 어머님도 8남

   매이신데, 예전에는 대가족 사회여서 남을 배려하거나 생각하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배웠습니다. 만

 약에 내가 엄마를 졸라서 태권도장에 가게 되면 내 동생이 학비가 없어 학교를 못 갈 수 있고, 내가

 좋은 옷을 사달라고 고집하면 형이 공부하는 데 지장을 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할 수가 없었습니다. 전에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가르치고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 보는 것

   들을 따로 가르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터득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배려 가능성이 없을 경우 여러

사람이 함께 사는 일이 불편해지기 때문입니다.                                                                  

  교육의 목적에 분명한 지향점이 있어서 상대방과 마음이 공유되는 것들을 배울 수 있는데, 지금

  은 교육 자체가 입시교육  또는 직업교육처럼 어떤 특정 목적을 지니다 보니 사람들이 정보나 지식

  은 많이 알고 있어도 실제 그것들이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지 못합니다. 반대로 주위 사람들을 불편

  하게 만드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그 원인들을 하나씩 규명해보니 인성교육의 부재가 근본적인 문제

로 드러난 것입니다.                                                                                                       

마음에 대해 좀 더 설명해보겠습니다. 사람들은 겉으로 보이는 기능이나 지식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우리를 이끌고 가는 건 마음입니다. 그래서 내가 어떤 마음을 가졌느냐가 

어떤 결과물을 도출하는 데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오늘의 계시글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장문의 기사를 올리려니 아무래도 부담이 되고, 읽으시는 분들에게도 부담이 되지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3부로 나누어 올리는데, 연말까지 끝내야 하겠다는 마음이 들어서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그래서 연말 까지는 인삿말씀만 올리고자 합니다. 양해 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