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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5점짜리로 남고 싶다

epika2 2018. 6. 16.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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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5점짜리로 남고 싶다.                      

2018 제2회 투머로우 1500자 마인드 콘테스트 수상작-장려 이동훈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다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서 겪은 첫 학기 때의 일이다. 첫 수업 때

는 수업내용의 절반도 이해하지 못하던 나는 두 달 정도 근말그날 수업을 녹음해 복습하

 고, 꼼꼼히 예습도 하는 등 열심히 노력했다. 덕분에 점점 수업내용이 이해되기 시작하면

서 나는 공주에 자신감을 붙여 나갔다.


그러던 어느 날, 프랑스 대학에서의 첫 번째 과제의 주제가 발표되었다.  행정법 수업 과

 제로, 주어진 시간은 일주일이었다. '지금까지 쏟은 노력의 결실을 드디어 볼 수 있겠다'

기대로 매일 도서관에서 수많은 자료들을 참고하며 온 정성을 쏟아 과제를 완성했다. 


약 일주일 후 과제점수가 발표되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점수를 확인했다. 내 점수는

20점 만점에 5점이었다. 나와 함께  수업을 듣는 친구는 15점이었다. 이 친구는 그렇게

심히 과제를 준비한 것 같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나는 나 자신에게 너무 큰 실망감을 느꼈다. 5점은 내게 전혀 익숙하지 않은 점수였기 때

  문이다. 한국에서 알아주는  대학에 다니면서도 성적우수 장학금을 빠짐없이 받는 등 공부

에는 항상 자신이 있던 나였다.  그런 내가 그 어느 때보다 최선을 다해서 과제를 했는데

반에서 꼴찌라니! 도저히 받아들여지지않았다.                                                   


이날 수업을 모두 마치고 집에 돌아간 나는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포기'라는 단어가 생

각났다. 큰 포부를 갖고 도전한 프랑스 유학을 허무하게  끝내야만 할 것 같았다. 안타까

워하실 부모님을 생각하니 더욱 앞이 막막했다.                                                   


그러다 문득 책에서 읽었던 글이 생각났다. 사람들은 보통 자신에게 실제보다 후한 점수

를 주는데 그것 때문에 마음이 높아져 불행해지는 경우가 많다는 내용이었다. 그제야 깨

달았다.                                                                                                     


'나는 이번 과제점수처럼 5점밖에 안 되는 학생이구나, 그런데도 이때까지 그것을 모르고

나 자신에게 너무 높은 점수를 주고 있었구나!'                                                    


실패처럼 느껴졌던 5점이라는  점수가 사실 내겐 큰 행운이었다. 실제 내 모습을  정확히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내가 5점짜리 학생이라는 것을 마음에서 인정하니 다른 학생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밖에 없었다. 전에는 뭐든지 혼자서 노력해서 해결하려는 자존심이 있었

지만, 그 자존심을 버리고  다른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니  훨씬 더 수월해졌다. 그러자 놀

랍게도 내가 부탁하지  않았는데도 힘든 일은 없는지, 도움이 필요하지는 않은지 내게 먼

저 물어보고 도와주려는 친구들이 생겼다. 포기하고 싶었던 프랑스 유학생활은 친구들의

도움 덕분에 따뜻한 기억으로 가득하게 되었다.                                                    



한편, 공교롭게도 첫 과제에서  5점을 받았던 행정법이 첫 기말고사의 첫 과목이었다. 그

시험에서 나는 15점을 받았다.  최상위권의 성적이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마음속에선

5점짜리 학생으로 남아 있었고, 공부에 도움을 준 친구들이 정말 고마웠다.                


5좀짜리 과제는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내게 보여주고 그것을 뛰어 넘을 수 있도록 해주

었다. 이전에 A학점만  받을 때는 내가 실제로 A등급의 학생인 줄 알았기 때문에 더 이상

성장할 수 없었다. 변화해야 한다는 마음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5점짜리 학생

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  비로소 나는 변화할  수 있었고  주변의 도움을 받아 내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었다.                                                                                     


2018년을 열면서 나는 '싫패할 것 같은 일에 도전하기'라는 목표를 새웠다. 행정법 과제

서 5점을 받았을 때처럼, 혹 실패를 겪더라도 나는 부족한 나의 모습을 발견하고 이를

해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실패하는 것이 두렵지 않다.                          



수상소감                                                                                  

5점짜리 과제를 받은 일은 약 3년정도 지난 일이지만 지금도 힘들 때마다 그때의 일을 생

각하며 힘을내고 있습니다.  당시 정말 힘들었고,  포기하고 싶었지만 <투머로우>를 읽으

면서 배웠던 마음가짐 덕분에 극복할 수 있었고, 지금까지도 <투머로우>를 읽으면서많은

 도움을 받고  있기 때문에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음쓰기라는 좋은 

기회까지 마련해 주셔서 제 이야기를 독자들과 나눌 수 있게 해주신 데에 감사드리고, 제

글을 읽은 분들이 글을 통해 조금이나마 도움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동훈  info@dailytw.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