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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가 준 새로운 눈' 들어보실래요?

epika2 2022. 6. 23. 22:32

'호프가 준 새로운 눈' 들어보실래요?

 

굿뉴스코  페스티벌 행사 중 체험담 발표는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지 않을 수 없다. 참

가자들은 카메라 앞에서 1년간  봉사하며 느꼈던 성취의 기쁨뿐 아니라  자신이 실수했던

일, 이를 통해 느낀 고마움 등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그중에 아프리카 우간다

로 해외 봉사를 다녀온 김예진 단원의 스토리를 소개한다.

 

여러분 중, 어두웠던 마음이 한 순간에 밝아지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나요?  저는 지난해,

간다에서 한 친구를 만났을 때, 그런 경험을 했습니다.

 

어려서부터 제 시력이 좋지 않았습니다. 초등학교 진학 후에는 왼쪽 눈이 거의 보이지 않

았어요. 병원에서는 치료가 어렵다고 했고, 저는 언젠가 앞을 영영 보지 못할지도 모른다

는 두려움을 안고 살았습니다.  학교 수업을 따라가는 것이 버거웠고, 친구들과 어울리지

도 못했죠.  고등학생이 된 후에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 대학생 언니

오빠들이 찾아와 해외봉사를 하며 체험한 활동과 거기서 발견한 행복에 대해 이야기해주

었습니다.

 

그분들의 해맑은 표정과 목소리는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그날부터 저도 해외봉사를 가서

행복해지고 싶다는 작은 꿈을 꿨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저의 바람대로 우간다로 떠났습

니다. 그곳에서 정말 다양한  활동을 했는데요,   제게는 현지 친구  '호프'와 함께 떠났던

'체험여행'이 가장 특별했습니다.

저희는 우간다의 한 시골 마을에서 2주간 지내며 어른부터 아이까지 많은 현지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때 제 영어 실력이 좋지 않아 서툴게 말하면, 호프가 완전한 영

문장을 만들어주었습니다.  호프는 제 마음을 보고 있는 듯 정확하게  통역해 주었습니다.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는 사람이 있구나, 내 마음을 이해하는 사람이 있구나.'

그런 호프가 고마웠습니다.

 

그래서인지 '호프에게 내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날 태어나 처음으

로 다른 누군가에게 제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어떤 고민을 안고 있었는지 이야기 했습

니다. 제 이야기를 들은 호프는 웃우며 말했어요.

"난 집이 가난해서 동네 사람들에게 무시를 받았어, 사람들을 만나길 싫어했고, 초라한 나

자신을 미워하며 살았지,  그런데 봉사단 활동을 하면서 나의  조건과 상관없이 마음으로

나를 위하고 이해해주는 사람들을 만났고 그게 너무 행복했어, 예진아, 나도 너에게 그런

좋은 친구가 되고싶어."

 

그날 저는 가장 가까운 마음의 친구가 생겼습니다.  저는 새로운 일을 만날 때면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가장 앞섰는데, 저를 응원해주고 도와주는 친구, 호프가 있었

기에 마음껏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때론 실패도 하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렇게 1년을 보내고 나니 국제대학 체육연맹,  고등교육부 장관,  마케레레 국립대학 총장,

우간다 국영 방송국 사장,  주 우간다 한국대사님으로 부터 받은 감사장들이 제 손에 쥐어

져 있었어요. 호프는 꼭 자기 일처럼 같이 기뻐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날, 호프가 제게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예진아, 나는 네가 ㅡ있어서 너무 행복했어, 너였기에 내 모든 이야기를 할 수 있었어, 너

는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넌 나에게 최고의 친구야,  우간다에 꼭 다시

와, 이곳에 와주어서 고마워"

 

웅크리고 있던  제게 손을 내밀어준 곳,  제게 소망의 눈을  선물한 우간다로  언젠가 다시

가려 합니다. 저도 누군가에게 행복의 꽃씨를 뿌리며 살고 싶습니다.

 

"지난해 해외 봉사를 다녀온 친구들과 함께 대본을 작성하고, 촬영 및 편집을 진행했습니

다. 저는 가능한 한 제 이야기를 감추며 살아왔어요.  솔직하게 말하고 나면  '사람들이 나

 를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두려움이 컷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많은 친구들 앞에서 제 이야

기를 꺼냈을 때 걱정과 달리  '그랬구나, 그때 네가 얼마나 막막하고 힘들었을까?' 하고 공

감해 주더라고요. 마음이 참 편안하고, 홀가분했어요. 또 우간다에서 소중한 친구를 얻고,

도전했던 이야기를 여러 번 말하면서 그곳에서 느낀 행복, 감사도 더 커졌습니다.

 

고은비 기자  press4921@naver.com